클로저(2005) – 사랑의 본질을 파고든 냉정한 심리극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클로저(Closer)는 2005년 국내 개봉한 미국-영국 합작 영화로, 네 남녀의 관계와 감정의 변주를 정교하게 그린 심리 드라마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연출하고, 패트릭 마버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 주연을 맡았다. 사랑과 거짓, 집착과 상처 – 네 사람의 파편화된 감정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네 사람의 관계가 교차하고, 거짓과 진실이 오가며, 감정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작가 댄(주드 로),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 이 네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고, 배신하고, 용서를 구하고, 다시 상처를 입힌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대사’다. 이 ..
2025. 4. 7.
물리학 전공자가 본 테넷(2020)의 세계관
솔직히 말하면, 테넷을 처음 봤을 땐 ‘이게 대체 뭐지?’ 싶었다. 물리학을 전공하면서 시간에 대한 개념은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의 방식은 그 모든 익숙함을 무너뜨리는 듯했다. ‘시간의 역행’이라는 개념은 그저 과학적 호기심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혼란스러움이 점점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공자의 입장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감각하고 풀어가는 수수께끼’에 가까웠다.이론보다, 감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영화보통 과학적 영화라고 하면, 이론적인 설명이나 공식이 전면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테넷은 반대다. 설명은 최소화하고, 그 자리에 체험을 배치한다. 탄환이 ‘들어가는’ 장면, 숨이 ‘역행하는’ 순간들, 그리고 회전..
2025. 3. 30.